“넓게 펴 바를수록 잼은 더 얇아진다.”
제럴드 와인버그가 《컨설팅의 비밀》에서 제시한 ‘라즈베리 잼 법칙’입니다. 메시지가 널리 퍼질수록 그 효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잼 바르기에 비유한 것입니다. 와인버그에 따르면 자신의 또 다른 책 《프로그래밍 심리학》이 여전히 잘 팔리는 것은 “책에서 설명하는 문제가 풀리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애자일 방법론은 어떨까요? 오늘날 주류 방법론이 된 애자일 방법론이 과연 라즈베리 잼 법칙을 피했는지 묻는다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애자일 방법론 또는 실천법을 잘 가르치고 익힐 수 있을까요?(또는 잘 가르치고 익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초기 애자일 방법론 교육에는 특정한 교수법이 ‘강제’되지 않았습니다. 잼이 얇더라도 고르게 발라졌으면 좋았겠지만 실제로는 울퉁불퉁하게 발린 식빵과 같은 모양이 된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코칭 기법을 애자일과 접목하는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관련된 책들이 나오기 시작하지만 대체로 필요성과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선에서 머무르고 말았습니다.

본질적으로 애자일 코칭은 개인과 조직을 새로운 실천법으로 이끌면서 그에 맞게 체질과 문화를 개선하는 일로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작업으로 치환할 수 없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그에 따른 종합적인 틀과 구체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엄청나게 끝내주는 애자일 코칭》은 ‘코치들의 코치’라 일컬어지는 로버트 L. 갤런이 그와 같은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집필한 책입니다. 지은이는 애자일 코칭·코치를 단순히 애자일 방법론 교육과 그 교육을 수행하는 사람 정도로 여겨서는 애자일 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강조하면서 애자일 코치 개인이 갖춰야 할 구체적 역량과 주요 상황과 환경에 따른 애자일 코칭 전략을 제시합니다.
지은이가 소개하는 코치 마인드셋, 코칭 프레임워크, 코칭 아크·그로스 휠, 메타스킬 등을 익히고 사례 연구를 통해 실제 적용 방식을 배워 가다 보면, 그동안 막연하게 넘겨짚는 수준으로 알던 애자일 코치·코칭에 대해 좀 더 확실한 개념과 수행 틀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그저 지식을 떠드는 강사가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체인지 에이전트’로서 애자일 코치가 되는 데 관심이 있고 그러한 코칭을 받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