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디자인 도구들》
관찰, 대화, 협력, 해석, 활용 도구의 원리, 사용법 그리고 사례
이정주•이승호 지음 | 424쪽 |
새로운 디자인 문제가 온다
유럽의 한 공공 수영장은 인구가 많지 않은 동네에서는 아주 중요한 시설로,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즐겨 찾는 공공장소였습니다. 어느 날 공무원들은 전년도에 비해 수영장 이용객이 급감한 것을 알게 된 후 실사를 나갔고, 깨진 유리나 낡은 샤워 시설, 현대적이지 못한 출입 시스템 등을 발견하고는 수영장이 낙후됐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그들은 문제에 재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건축가를 고용하고 이 건물을 고쳐서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 수영장을 지어야 할지 판단을 부탁합니다. 몇 주 후 회의실에 나타난 이 건축가의 해답은 그들이 주문한 것과 크게 달랐습니다. 건물이 낡은 것은 맞지만 간단한 공사를 통해 개선할 수 있는 문제이고, 이용객이 급감한 진짜 이유는 지난해 말 갑자기 바뀐 버스 시간표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새 수영장? 혹은 새로운 버스 시간표?
매 정각에 오던 버스가 매시 15분에 오게 되면서 출근 전 30분간 수영하거나 퇴근 후 집에 가기 전 30분간 수영하던 이용객들이 겨우 15분을 수영하기 위해 수영장에 들르거나 종전보다 15분이나 집을 일찍 나서야 했던 겁니다. 아침 출근을 해본 사람이라면, 더군다나 챙겨야 할 아이들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입니다. 건축가는 수영장 주변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사용자 학습 도구의 기본 중 기본인 인터뷰를 한 것입니다.
우린 우리가 아는 것은 알지만, 무엇을 모르는지는 모른다
그런데 이렇게 명확한 이유를 알게 되는 경우와 달리 사용자가 별다른 생각없이 습관처럼 하는 행동이라면 어떨까요? 습관은 사용자 자신도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언어로 표현하기 힘들고, 따라서 인터뷰만으로 알아내기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찰이나 군인이 사용하는 특수 정보통신기구를 디자인하는 프로젝트라면? 혹은 독거 노인과 귀농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마을에서 주민간 소통을 증진하기 위한 프로젝트는 어떨까요? 또는 한 지자체의 정신과 진료서비스의 이미지와 질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라면? 무엇을 알아야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나올지 알기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사용자 연구를 통해 축적된 정보와 통찰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툴킷의 핵심 활용서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할 때 사용자 경험 중심의 디자인을 도출하기 위한 방법론을 설명한 책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디자인 툴킷’들의 사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두 저자인 이정주 님과 이승호 님의 목표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기존의 디자인 툴킷을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디자인 도구들의 기원부터 원리, 활용법까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어 독자들이 기존 디자인 도구들의 진면목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본문에서는 끊임없이 발전하는 사용자 관찰 도구들의 원형을 관찰(디자인 에스노그라피) – 대화(프로브) – 협력(코디자인 워크숍) – 해석(어피니티 다이어그램) – 활용(퍼소나) 도구의 순서로 소개합니다. 장마다 기원, 원리, 스텝 바이 스텝, 케이스 스터디, 주의점, 전문가 조언과 Q&A 등으로 구성해서 디자이너와 다양한 분야의 실무자가 협업할 때, 디자인 도구들의 원형⦁변형 사례와 사용자 연구를 통해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얻은 통찰을 실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저자들이 국내외 풍부한 사례를 다루면서 한국 실정에 맞는 맞춤형 디자인을 위한 조언도 담고 있어, 독자들이 곁에 두고 제대로 활용할 만한 책입니다.
실전 꿀팁!
책 말미에 저자들이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실제 맞닥뜨린 난관이나, 수업과 강연에서 학생이나 청중에게 가장 빈번히 들은 질문을 모아 ‘실전 팁’ 목록을 구성했습니다. 디자인 도구들을 더 깊이 있게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각각의 해답(?)은 책 안에 있습니다. 😀 ).
이런 분들께 권합니다!
- 시각, 제품, 공간, 서비스 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면서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를 디자인에 반영하고 싶은 인터랙션 디자이너, 사용자 경험 중심 디자이너, 서비스 디자이너 또는 교육자와 학생
- 기존의 사용자 관찰 도구를 써본 경험이 있지만 한계와 회의를 느끼거나, 좀 더 심도 있고 자유롭게 활용하고 싶은 실무 디자이너, 기획자 또는 마케터
- 사용자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제품 혹은 서비스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관리자나 경영자
- 사용자 관찰에 관심 있고 자신의 작업에 변화를 주고 싶은 모든 독자
저자들의 한 마디
이 모든 도구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다. 사용자의 세계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마음과 적절한 자세를 갖추고 있다면 커피 한잔을 들고 그들의 세계로 들어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 깊은 통찰을 얻을 수도 있다. 이 책을 활용하는 독자들이 사용자의 세계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는 큰 보람이 될 것이다.
– ‘이 책의 사용설명서’ 중에서(xv쪽)
추천의 글
‘새로운’ 유형의 디자인 문제에 관해 현장에서 잘 활용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이 책은 디자인을 고민하는 모든 분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 이건표,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전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 부사장
《새로운 디자인 도구들》은 다음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