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언어(THE CODE BOOK): 암호의 역사와 과학』 사이먼 싱 지음 | 이현경 옮김
재미와 지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세계적인 과학 저널리스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빅뱅』의 저자 사이먼 싱의 또 다른 역작인 『비밀의 언어(THE CODE BOOK): 암호의 역사와 과학』은 암호의 역사, 그리고 제작과 해독의 투쟁을 통해 진화해 간 암호학의 비밀스러운 성과에 관해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싱은 고대 이집트에서 인터넷시대인 현대 정보사회에 이르기까지 암호 작성가와 암호 해독가 들의 베일에 가려진 세계에 생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암호의 발달 과정을 박테리아의 진화 과정에 비유한 싱의 이야기를 살짝 들어볼까요?
“한 종류의 박테리아가 살아서 증식하고 생존하는 것은 의사들이 그 박테리아의 약점을 찾아내어 박멸할 수 있는 항생제를 찾아낼 때까지뿐이다. 그 박테리아는 항생제를 이겨내기 위해 진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른다. 이때 진화에 성공한 박테리아는 다시 한번 기세를 떨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항생제의 공격에서 살아남으려면 박테리아는 끊임없이 진화하지 않을 수 없다. (‘들어가는 글’ 중)”
암호의 진화, 참 적절한 표현입니다. 암호가 만들어져서 사용되는 순간부터 암호 해독가들의 끊임없는 공격대상이 되고 암호는 끊임없이 암호 해독자들의 공격을 받습니다. 암호 해독자들이 암호의 허점을 찾아내는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내면 그 암호는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집니다. 쓸모가 없어진 암호는 사라지거나 더 새롭고 강력한 암호로 진화합니다. 이렇게 해서 새롭게 태어난 암호는 암호 해독자들이 약점을 밝혀낼 때까지 다시 번성하게 됩니다.
암호의 제작과 해독의 투쟁사
인류의 수천 년 역사 속에서 왕과 여왕, 장군 들은 자신들의 나라를 다스리고 군대를 통솔하기 위한 효율적인 통신수단을 고심했습니다. 또 중요한 메시지를 적에게 빼앗겼을 때 벌어질 참극도 피하고자 무던히 애를 썼습니다. 메시지를 위장하는 코드와 암호문 기술은 이런 배경 속에서 나날이 발달해갔습니다.
비밀를 유지하려고 암호를 작성하는 국가와 마찬가지로 동시에 이들의 암호를 해독하고 비밀을 알아내려 했던 적국의 암호 해독자들은 언어의 연금술사로서, 무의미해 보이는 기호에서 의미 있는 말을 마법처럼 불러오는 신기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렇듯 암호의 역사는 수백 년 동안 암호를 만드는 자들과 암호를 해독하는 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전쟁의 역사라 할 수 있습니다.
암호의 진화 과정에서 쌓여 간 과학적 유산
암호 작성자와 암호 해독자들 사이에 계속되는 전쟁은 획기적인 과학적 전기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싱은 이 책에서 정치적 음모에 얽힌 이야기와 생사를 갈랐던 역사적 일화를 소재로 암호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주요한 전기는 어떠한 모습을 보이는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암호 작성자들은 통신보안을 위해 더욱 강력한 암호를 만들어 냈고, 암호 해독자들은 암호를 풀 수 있는 더 강력한 방법을 계속해서 찾아냈습니다. 비밀을 알아내려는 쪽과 비밀을 보호하려는 쪽 모두 수학에서 언어학, 정보이론에서 양자이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학문과 기술에 기댔고, 이 같은 암호 작성자와 암호 해독자의 노력은 학문의 발전을 가져왔습니다. 학문의 발전은 기술 혁신을 더욱 가속화시켰고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현대 컴퓨터의 탄생입니다.
컴퓨터 보안의 현재
싱은 암호가 과거 어느 때보다 오늘날 우리의 삶과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정보가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통신혁명으로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정보의 암호화 또는 정보를 암호화하는 과정이 일상생활 속에서 점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오늘날 우리의 전화통화는 여러 위성을 거치고, 이메일은 여러 컴퓨터를 통과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형태의 통신방식은 누군가가 중간에 쉽게 끼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사생활을 위협하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비즈니스가 점점 더 활발해짐에 따라 인터넷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과 해당 기업의 고객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절실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암호화는 우리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디지털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싱은 말합니다. ‘비밀 통신 기술’, 다르게 말하면 암호학은 정보시대의 열쇠와 자물쇠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요.
그러나 국가안보나 법 집행기관의 요구는 암호화에 대해 늘어나는 일반인의 요구와 충돌합니다. 수십 년 동안 경찰과 정보기관은 테러리스트와 조직범죄 소탕에 필요한 증거를 수집한다고 도감청을 해왔습니다만 최근 초강력 암호 기술이 나오면서 감청 기술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시민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암호를 널리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과 함께 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인터넷 상거래 세계에서 거래의 안전성을 보장하려면 강력한 암호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고요.
하지만 이와 동시에 사법기관들은 암호의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정부를 상대로 설득하고 있는 실정에서 싱은 어디에 가치를 더 두어야 하는지 독자에게 묻습니다. 국민의 사생활인지, 효율적인 사회의 안녕과 질서 유지인지, 아니면 중간에 타협점이 존재하는지 말입니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함께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질문입니다.
양자 컴퓨터의 미래
끝으로 싱은 양자 암호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합니다. 사람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두고 ‘화학자들의 전쟁’이라고 불렀습니다. 겨자 가스와 염소 가스가 처음 무기로 사용되었기 때문이지요. 그 다음 제2차 세계대전은 ‘물리학자들의 전쟁’이라고 불립니다. 원자 폭탄을 터뜨렸기 때문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제3차 세계대전은 ‘수학자들의 전쟁’이 될 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싱은 말합니다. 수학자들이야말로 차세대 전쟁무기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요.
여기서 차세대 무기는 바로 ‘정보’라고 싱은 단언합니다. 그동안 수학자들은 암호를 개발해왔고 암호는 지금도 군사정보를 보호하는 데 사용하고 있기에 당연히 이런 암호를 깨기 위한 전쟁의 최전방에는 수학자들이 포진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오늘날의 모든 사이퍼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잠재적으로 갖춘 기계인 양자 컴퓨터가 현재 매우 원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썼지만, 이미 누군가가 양자 컴퓨터를 개발했을 수도 있다. 유일하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을 지적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나의 오류를 자유롭게 밝힐 수 없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들어가는 글’ 중)”
이런 분께 권합니다
이 책은 고대 이집트의 사이퍼(cipher, 암호)부터 현대의 에니그마(enigma, 수수께끼), 양자컴퓨터 보안에 이르기까지, 암호 작성과 해독의 진화와 투쟁 과정을 드라마틱한 역사적 사실과 분석을 통해 보여줍니다. 또 과학기술적 검증을 통해 변화하는 암호의 형태와 내용을 파악해, 일반 독자가 어려운 암호의 본질에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풀어 쓴 과학 교양서입니다. 이 책은 수학 지식이 없는 사람도, 컴퓨터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퍼즐 조작을 맞춰 들어가듯 서서히 암호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듭니다.
암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놓치면 아까운 책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컴퓨터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보안이 필수적인 요소이듯 보안 관련 종사자와 IT 근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암호의 역사와 과학에 대한 필독서입니다. 비밀의 언어인 암호의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세계가 궁금하신 분들에게도 이 책을 권합니다.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인 과학 교양서
『비밀의 언어(THE CODE BOOK): 암호의 역사와 과학』은 총 8장에 걸쳐 다음과 같이 전개됩니다.
1~2장은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사이퍼(암호문)를 중심으로 암호의 기원부터 중세까지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리고 당시엔 해독이 불가능하게 여겨지던 “비즈네르 암호”와 아직도 그 수수께끼가 밝혀지지 않은 미국의 보물 관련 암호문인 “빌 사이퍼” 이야기가 흥미롭습니다.
3~4장은 사이퍼 디스크와 해독 불가능으로 여겨지던 독일의 암호화 기계인 에니그마 시스템의 원리를 상세하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폴란드의 레예프스키와 영국의 앨런 튜링의 암호 해독을 향한 활약이 이어집니다.
5~6장은 미국 나바호족 인디언 언어를 암호로 사용하게 되는 배경,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 해독에 관한 이야기와 공개 열쇠 암호의 탄생과 그 숨겨진 역사가 펼쳐집니다.
7~8장은 정보화 시대가 시작되면서 사용하게 된 매우 강력한 암호인 RSA 암호와 짐머만의 암호화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인 프리티 굿 프라이버시(PGP)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현대 암호 시스템과 컴퓨터 보안, 절대 깨지지 않을 양자 암호에 대한 미래를 함께 진단합니다.
이 책에 쏟아진 찬사
수백 년의 놀라운 역사를 파헤친 역작,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정치적 음모, 군사 비밀, 학계의 경쟁 구도에 관한 이야기로 꽉꽉 담겨 있다. – 「아이리시 타임스」
싱은 쉽게 읽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가볍지만은 않은 내용을 한데 묶어냈다. 싱이 뭔가를 설명해내는 능력이 이 책에서 어느 때보다 눈부시게 살아 있다. – 「가디언」
싱은 생각만 해도 아찔한 수 이론의 세계를 마치 어린이들의 놀이로 바꾸어 놓는 능력자다. 수학의 수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픈 사람들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싱은 정말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싱은 어떻게 암호문이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그 암호문을 풀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과 암호를 둘러싼 음모와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절묘하게 번갈아 가며 들려준다. – 「선데이 타임스」
비밀의 언어인 암호, 마법 아닌 과학
암호가 수학이 근간이 된 과학이라는 걸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이 책은 상세한 암호의 역사와 과학에 대해 풍부한 도판과 암호문의 여러 가지 예문이 실려있습니다. 『비밀의 언어(THE CODE BOOK): 암호의 역사와 과학』의 암호 문제에 대해서 더 많은 정보를 원하는 분들은 사이먼 싱의 웹사이트를 방문해보세요. 그리고 영국 BBC에서 이 책의 내용을 다큐멘터리 시리즈인 「Science of Secrecy 」로 제작한 방송 클립도 한번 감상해보세요.
* 이 책은 다음 서점에서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암호 풀이 이벤트!
페이스북을 통해 『비밀의 언어(THE CODE BOOK): 암호의 역사와 과학』 암호 풀이 이벤트가 열립니다. 이 책을 읽으신 후 1단계, 2단계 암호문을 풀어 정답을 보내주시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드립니다.
• 응모 기간: 2015년 12월 7일 ~ 12월 28일(3주간)
• 응모 장소: (개인 SNS) ①페이스북 ②트위터
• 정답자 추첨: 12월 29일(화) 오전 10시
• 1등: 1단계 + 2단계 정답자 중 1명 추첨(해피 해킹 키보드 증정 _화이트•블랙, 유각•무각 선택 가능/ 27만원 상당)
• 2등: 1단계 + 2단계 정답자 중 3명 추첨(인사이트 책 2종 + 사이먼 싱의 국내 번역서 4종, 1명당 총 6권씩 증정)
• 3등: 1단계 정답자 중 20명 추첨(카드형 보조 배터리 증정)
* 암호 풀이 이벤트의 1~2단계 암호 문제는 페이스북에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