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서적을 편집하다 보면 외래어를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 고민에 부딫히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웬만하면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표기하고자 하지만 실무에서 쓰이는 것과 동떨어져 있을 경우에는 조금 난감하지요. 물론 외래어 표기법은 ‘표기’법이기 때문에 실제 발음과는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너무 생소한 표기는 주요 독자층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고 업계 용어 쓰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 조심스러운 듯합니다.

일단 외래어가 나왔을 때 어떤 게 맞는 표현인지 찾는 방법을 살펴볼까요?

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어있는지 확인한다. (예: 케이스)

2. 국립국어원 외래어 표기 [용례 찾기]에서 검색해본다.  (예: application)

3. 외래어 한글 표기 상호 변환기도 유용합니다.

기본적으로 발음 기호(국제 음성 기호)에 맞게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표기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동안 제가 개인적으로 많이 헷갈렸던 외래어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application [æp lɪˈkeɪ ʃən ] 애플리케이션

mapping [mæp ɪŋ] 매핑 

directory [dɪˈrɛk tə ri] 디렉터리

push [pʊʃ] 푸시

block [blok] 블록

method [meθəd] 메서드

+ ʃ 발음이 자음 앞에 오면 [슈]로, 모음 앞에 오면 뒤따르는 모음에 따라 [샤] [섀] [셔] [셰] [쇼] [슈] [시] 등으로 적지만 어말에 올 경우에는 [시]로 적습니다.

+ block의 경우에는 미국식 발음 표기는 [blak]이고 영국식 발음 표기는 [blɔk]인데, 이런 경우에는 영국식 표기법을 따른다고 하네요. 그래서 ‘블록’이 맞다고 합니다.

+ 요즘 TV에서도 ‘메소드 연기’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표기법상 ‘메서드’라고 표기해야 한답니다.

이번에는 긴가 민가~ 아닌 것 같은데 맞는 한글 맞춤법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저도 읽고서 ‘정말?’이라고 반문했던 게 많네요. (참고 : 국어국립원 트위터)

● 금새와 금세

‘금새’는 ‘물건의 값’을, ‘금세(금시에)’는 ‘지금 바로’를 의미하는 말로, ‘금시에’가 줄어든 말이라고 합니다.

● 쉽상이다? 십상이다!

‘십상이다’가 바른 표기라고 합니다. 이때 ‘십상’은 ‘일이나 물건 등이 어디에 꼭 맞는 것’, ‘열에 여덟이나 아홉 정도로 거의 예외가 없음’을 나타내는 명사입니다.

예: 이 방은 신방으로 쓰기에 딱 십상이겠다/밤에는 밤대로 화투 놀이나 하다간 몸을 버리기 십상이라는 게 그의 말이었다

● 귀염과 귀여움ㅜ

‘귀염’, ‘귀여움’ 모두 표준어입니다. ‘귀염’은 ‘예쁘거나 애교가 있어 사랑스러움’,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아끼고 사랑스러워하는 마음’을 뜻하는 명사이고, ‘귀여움’은 ‘귀엽다’의 명사형입니다.

● ‘부엌’을 줄여서 ‘붴’이라고 쓸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표준어대사전에 등재되어 있어요.

요렇게 몇 가지 외래어 표기법과 한글 맞춤법에 대해 잠깐 살펴봤습니다. 사실 어문 규칙이라는 것은 언어를 통제하고 고치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 소통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 가장 우선이겠지요. 언어학자들이 사전을 편찬할 때 기존에 나와있는 출판물을 분석하여 반영한다고 하니 독자들의 언어 습관을 잘 반영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쓰임새에 맞게 잘 쓸 수 있도록 글을 가꾸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