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칸반과 스크럼』이란 책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스크럼을 시행 중인 팀이 단기 속성(?)으로 칸반 실천법을 익혀 스크럼에 접목할 수 있게 구성된 책이었는데요. 한편으로 ‘칸반’ 자체는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독자분들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책이 바로 칸반의 창시자 데이비드 J. 앤더슨이 쓴 『칸반』입니다.

칸반은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되겠지’하는 공상의 산물이 아닌 데이비드 앤더슨 자신의 실천과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2002년 당시 데이비드 앤더슨은 스스로를 “궁지에 몰려 있는 개발 관리자”였다고 회상합니다. 프로젝트가 온갖 난관에 시달리고 있었죠. 데이비드는 다음과 같은 고민을 했습니다.

나는 일상 업무 그리고 이전에 썼던 책을 통해 마음속에 두 가지 도전을 품고 있었다. 첫 번째 도전은 어떻게 하면 늘어 나는 비즈니스 요구로부터 팀을 보호하면서 애자일 커뮤니티에서 말하는 ‘지속 가능한 속도’를 달성할 수 있을까였고, 두 번째 도전은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애자일 방식을 기업 전체에 확산시키면서도 변화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저항을 극복할 수 있을까였다. – 1장 3쪽

2004년 마침내 데이비드는 골드랫의 제약 이론에서 영향을 받아 오늘날 칸반의 시작이 된 드럼-버퍼-로프라는 당김 시스템을 적용하고 큰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사이클 타임이 92% 감소되었고 수율이 세 배 이상 증가했으며 완료 일자 준수율도 98%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 2005년 도널드 라이너슨과 만남을 계기로 드럼-버퍼-로프 시스템은 칸반으로 발전하게 되고 데이비드는 이 방식으로 코비스라는 회사에서 다시금 큰 성과를 이룩하게 됩니다.

칸반은 2007년 Lean New Product Development Summit에서 발표를 계기로 대중에 알려졌고 이후 야후를 비롯한 여러 기업으로 퍼져 나가기에 이릅니다. 분야도 소프트웨어 개발뿐 아니라 운영이나 마케팅 분야에도 확대 적용되어 그 가능성을 넓혀가는 중입니다. 무엇보다도 전통적 방법론을 비롯해 스크럼 같은 기존 애자일 방법론과 유연하게 결합해 쓸 수 있으며 변화가 쉽지 않은 대규모 조직에도 맞물려 들어가기 쉽다는 면에서 주목받는 애자일 실천법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역사와 경험, 실천 방법과 조언을 기록한 것이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리는 『칸반』입니다. 번역에는 조승빈 님이 수고해 주셨습니다. 특히 번역서에는 원서에 없는 부록들이 추가됐는데요. 전 세계 칸반 실천가들의 경구와 지은이 데이비드 앤더슨을 취재한 인터뷰 두 편입니다.

자신만의 애자일 툴박스에 칸반이란 좋은 도구를 하나 더 추가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칸반』 본문에서 주목할 만한 문구를 몇 가지 소개하고 책 소개를 마칠까 합니다.

칸반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유는 팀이 진행중 업무를 정해진 수용량만큼으로 제한하고, 들어오는 요구량을 팀의 업무 처리량에 맞추기 위함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개인이 업무와 개인생활 간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개발 속도를 달성할 수 있다. – 2장 20쪽

우리는 우리 프로세스를 바꿀 권한이 있다. 우리는 다르게 존재할 권한이 있다. 여러분이 처한 상황은 유일하며 여러분에게는 여러분의 분야, 가치 흐름, 관리하고 있는 위험, 팀의 기술, 고객 요구에 맞게 최적화한 유일한 프로세스를 정의할 자격이 있다. – 2장 24쪽

카이젠 문화에서는 각 개인이 스스로 할 일과 그 일을 하는 방법을 (일정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구성한다. 시각적 제어 및 신호가 그 특징이며 작업할 업무는 보통 상급자가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선택한다. 카이젠 문화에서는 높은 수준의 협업이 이루어지며, 누구나 자신보다 팀이나 비즈니스 성과를 먼저 생각하는 협력적 분위기가 형성된다. 카이젠 문화는 부분적 개선으로 전체 성과를 끌어올리는 시스템 수준 사고에 집중한다. – 5장 68쪽

칸반은 팀 내부의 사회적 자본 수준을 엄청나게 증가시킨다. 신뢰도를 개선하고 두려움을 없애면 함께 혁신을 추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된다. 결국에는 짧은 시간 내에 카이젠 문화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 5장 76쪽

칸반은 기존 프로세스를 최적화함으로써 변화를 이끈다. 칸반을 시작하는 핵심은 가능하면 최소한으로 바꾸는 것이다. 업무 흐름, 직책 이름, 역할, 책임, 구체적 업무 관행 등을 바꾸고 싶은 유혹에 맞서야 한다. – 6장 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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