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GRAMMing에서 닻을 올린 인사이트가 MAKing을 넘어 이제 LEGOing의 바다로 항해하려 합니다. 이 여행의 끝이 어디가 될지 저희도 알 수 없지만 그곳이 어디든 그 끝에 닿으려는 저희의 소망은 계속될 것이라 바라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무한 상상력이 펼쳐내는 경이로운 레고의 세계, 그 어떤 상상력도 레고 앞에선 무릎을 꿇는다! 

레고는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일 뿐이다? 물론 아이들은 여전히 레고를 좋아합니다. 하지만 이젠 아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성인들이 레고의 세계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오늘날 레고의 세계는 놀이의 영역을 넘어 창작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레고 관련 온라인 동호회와 성인 회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현상에서, 레고 창작가들의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작품들이 하나둘 서서히 드러나는 모습에서, 그리고 아이디어 생성과 프로토타이핑을 위해 레고를 활용하고 있는 작업 현장에서, 레고는 이제 창조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위대한 장난감 레고에 관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레고를 삶의 일부로 여기는 레고 창작가들과 그들이 창조해낸 수많은 레고 창작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부품이 표준화되어 있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누구나 직관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레고는 분명 뛰어난 장난감입니다. 하지만 소중한 시간과 엄청난 돈을 쏟아 부으며 모형과 로봇을 조립하고 그 모습을 인터넷에 올리고 논쟁하는 이들에게 레고는 그 이상의 무엇입니다. 이 책은 그러한 레고 팬들의 진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1장 레고의 역사에서는 레고를 처음 만들고 오늘날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시킨 레고 그룹에 대해 살펴봅니다. 설립 초기부터 새긴 “최고만이 최선이다”라는 슬로건은 최대 기업이 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슬로건입니다. 2장은 성인 레고 창작가들의 소소한 일상과 그들의 관심사의 원천을 들여다봅니다. 3장 미니피겨 마니아는 앙증맞은 미니피겨에 어떻게 인간미를 불어넣을까를 고민하면서 만든 다양한 미니피겨 스케일 창작품을 소개합니다.

 4장에서는 미술작품이나 건축물, 영화의 명장면을 재현한 레고 작품을 알아봅니다. 5장 레고로 펼친 상상력에서는 판타지와 SF 소설에 나오는 상상속의 장면을 레고로 묘사한 작품을 살펴봅니다. 6장 레고 아트에서는 독창적 레고 창작품의 세계를 돌아봅니다. 전 세계 순회 전시까지 하는 레고 창작품은 이제 예술의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레고가 단순한 ‘쌓고 부시기’ 식의 장난감이 아니라는 사실은 그 안에 스토리를 넣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명백해집니다. 모델, 만화, 영화, 디오라마, 비네트 등 스토리텔링하는 레고, 7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8장 마이크로/매크로에서는 크기별로 만든 다양한 레고 모형을 알아보고 9장 디지털 브리키지에서는 온라인 레고 게임과 3D 모형 제작에 대해 살펴봅니다. 레고는 움직이지 않는 브릭으로 움직이는 로봇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레고 로봇 창작 브릭인 마인드스톰 컨트롤러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의 세계를 10장에서 탐색합니다.

 레고가 단순한 장남감에서 과학과 예술에까지 영향을 끼치며 그 영역을 풍성히 넓혀가는 중심에는 항상 그렇듯 사람이 있습니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의 열정을 확인하고 또한 아쉬움을 위로하는 레고 팬들의 모임을 11장 레고 모임에서 살펴보고, 12장 진지한 레고에서는 레고가 어떻게 사회에 기여하고 기업의 마케팅이나 학생의 과학실험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보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을 먼저 보신 나경배(레고 창작가) 님은 이런 추천사를 써주셨습니다. 나경배 님은 독창적인 창작가로 국내외에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블로그에는 기상천외한 창작품이 많습니다. 들르셔서 구경 함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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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레고 팬

아이들은 여전히 레고를 좋아합니다. 저는 8년이 넘게 레고를 취미로 또는 직업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눈만 뜨면 레고 가지고 놀자고 성화를 부리는 5살 조카의 레고 사랑을 따라가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레고는 이제 비단 아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온라인 레고 동호회와 성인 회원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지금 분위기를 보자면, 다 큰 어른이 레고를 하면 이상하게 보던 시절에서 어른이니까 할 수 있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나 지금이나 레고 가격은 비싸지만 성인이 되어 감당할 수 있게 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레고그룹은 실질적인 구매력을 갖고 있는 성인을 배려한 제품의 비중을 꾸준히 높히고 있으며 성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도 매년 힘을 쏟는 추세입니다.

성인 레고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도 자연스럽게 ‘레고 팬’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자기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세 가지를 꼽으라고 했을 때 그중 하나가 레고라면 레고 팬이 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레고 제품 번호 몇 개 정도는 줄줄 외울 수 있고, 자신만의 레고 창작품을 만들기 위해 부품 가격보다도 비싼 항공 운송료를 감수 하면서까지 레고 부품을 해외에서 공수하는 사람이나 레고 제품의 빈 박스도 버리지 않고 차곡차곡 정리해 두는 사람 혹은 부품이나 제품을 보관하기 위해 방을 따로 마련하고 서랍장이나 장식장을 구입하는 사람 역시 레고 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러한 레고 팬들의 진지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책에 소개 된 사람들 중에 레고를 가볍게 즐기는 사람들은 한 명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된 작품 중 규모가 큰 것은 가산을 탕진할 정도의 막대한 금액을 투자해야 만 들 수 있는 것들이고, 작은 작품들은 타고난 재능이 없으면 만들 수 없는 작품입니다. 레고 관련 컨벤션이나 캐드 설계, 교육, 의료, 과학 분야와 관련된 활동 역시 레고 팬들의 전문적인 지식과 헌신적인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들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이 실상은 그렇게 다소 극단적으로 레고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작품, 활동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큼직한 사진들과 원색의 밝은 색상 그리고 친근한 레고 미니피겨의 얼굴과 함께 누구든지 편안하게 부담 없이 뒤적일 수 있는 가벼운 잡지책처럼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무심하게 책장을 넘겨가며 레 고로 이런 것도 만드는구나, 이런 일들도 하는구나 하고 간간히 감탄을 하다보면 레고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레고가 지금까지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넓고 깊은 구석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고 거부감 없이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아이들은 물론이고 성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레고의 신비로운 마력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된다면 당신은 이미 또 한 명의 레고 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경배 (amida.kr)

프리랜서 레고 빌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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