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벅스턴이 동료인 사울 그린버그 외 두 분(쉬라 카펜데일, 니콜라이 마쿼트)과 함께 『Sketching User Experiences(사용자 경험 스케치)』(2007년)의 후속 작업으로 워크북을 냈었는데, 이번에 이재희, 양해륜, 조경숙 님의 번역으로 한국어판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쏠리고 끌리고 빠져드는 디자인 아이디어 워크북
좋은 디자인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디자이너를 위한 사용자 경험 스케칭 기법
빌 벅스턴은 『사용자 경험 스케치』에서 스케치가 디자인에서 ‘왜’ 중요한지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졌죠. 디자인이란 근본적으로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큰 물음에서 시작하여 디자인의 역사성, 사회성을 더듬으며 어떻게 해야 좋은 디자인을 창출하고 어떻게 하면 디자인을 더 좋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장황하리만큼 많은 정보를 던져주었습니다. 이 책은 그 자매지로서 그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디자인에서 스케치가 중요하다면 현장에서 그 스케치의 의미는 무엇이고 어떤 역할을 하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 많은 실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사실 스케치의 참모습을 현실에서 보여주는 최초의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선 책인 『사용자 경험 스케치』을 꼭 보시라고, 저자들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간곡히(?) 권해드리지만, 설령 뭐 다른 책을 보신다고 하더라도 이 ‘워크북’은 꼭 보시면 좋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UI, UX 분야에 막 발을 들여놓으신 분이나 이 바닥에서 잔뼈가 굵으신 분이나 누구에게나 필요한 좋은 정보를 듬뿍 담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스케치는 오래전부터 뭔가를 디자인한다는 사람들에게는 가장 좋은 훈련법이요 아이디어 창출법이었죠. 스케치를 통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연마하며 선택하고 결정하고, 토론하고, 수정하고, 비평하고…… 특히 사용자 경험 디자인이 거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오늘날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심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 그에 따른 인터랙션 과정에서 무척 중요한 부분인 시간성과 역동성을 알려면 스케칭 기법만큼 자유롭고 유연한 방법이 아직까진 찾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경험의 역동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펼쳐지는데 이것을 잽싸게 아이디어화하고 표현하고 또 공유하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빠르게 그려서 공유한다
이 책은 실제 사례를 중심을 편집되어 있어 미술이나 디자인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전혀 디자인 관련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라도 섹션을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쉽게 사용자 경험 디자인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다양한 스케칭 기법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표현하며 선택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디자인 현장에서 경험 기반의 디자인과 비평 문화가 아직은 정착되지 않고 있다고들 하시던데, 이 책이 그런 문화 조성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이 책의 특성을 간략히 요약합니다.
스케치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도구와 훈련법을 실전 사례를 통해 상세히 설명한다.
모든 스케치 방법론은 각 섹션마다 이미지가 마련되어 있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디자인 훈련 문화를 더 발전시키고자 한다면 수강실이든 팀이든 혹은 개인이든 이 책의 방법론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벅스턴의 『사용자 경험 스케치』뿐만 아니라 어떤 UX 테스트 관련 책과도 잘 어울려 같이 보면 좋을 책이다.
다음은 이 책을 먼저 보시고 서평을 주셨던 네 분의 <추천의 글>과 번역하시느라 고생하신 역자 세 분의 <옮긴이의 글>을 올리겠습니다.
<추천의 글>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UX가 국내의 IT 분야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체에 걸쳐 화두가 되면서 관련 서적의 출간도 많이 늘었고 양질의 서적이 여러 권 번역되었다. 그 중에서도 진작 국내에 소개되었어야 할 책을 하나 뽑자면 바로 이 책『아이디어가 들썩이는 사용자 경험 스케치 워크북』이다. 더욱 뛰어나고 차별성을 가진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창안할 수 있어야 할 뿐더러 이런 아이디어를 주요 이해관계자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은 다양한 스케칭 기법을 통해 UX 디자이너에게 이 두 가지의 어려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실천적인 가이드를 제공한다. UX를 공부하고자 하는 초보자뿐만 아니라 자신의 UX 업무 방식을 보다 창조적이고 생산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현업의 프로들에게도 이 책의 일독을 적극 권장한다.
– 김성우,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대학원 인터랙션디자인전공 교수
UX 디자인 분야에서 스케치는 단순한 한 가지 프로세스의 추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보다 혁신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도출, 초기 단계의 다양한 가설에 대한 검증과 개선, 편리한 의견 수렴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측면을 모두 가능하게 한다. 하지만, 이제까지 스케치는 UX를 다루는 기업이나 교육 현장에서 그 중요성에 비해서 가장 잘 활용되지 못하는 분야 중 하나였다. 가장 큰 이유를 들자면 How-to에 관한 내용을 잘 다룬 참고자료의 부족을 들 수 있겠다. 이 워크북이 지금 컴퓨터에 갇힌, 개인 작업에 갇힌 많은 UX 관계자들에게 귀한 활로를 만들어 주기를 고대한다.
– 이지현, 서울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UI, UX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부 및 대학원 학생뿐만 아니라, 현업에서 한정되어 있는 UI, UX 업무를 하는 실무자에게 간접적인 UI, UX 실무 경험을 할 수 있게끔 지도하는 필독서이다. 본인도 2007년에 나온 빌 벅스턴의 책으로 다양한 실무 방법론 및 역량 강화에 대해 도움을 받았는데, 이번에 UI, UX 디자인 실무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워크북이 번역되어 학생과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UI, UX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UI, UX 아이디어를 바로 프로토타이핑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 부담을 제거하는 방법이 UX 스케치다. 모두 UX 스케치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 정성재, LG전자 LSR/UX연구소 팀장, 인간공학기술사, 공학박사
사람은 보이지 않은 것에는 쉽게 믿음과 행동이 따르지 않는다. 그래서 보고 싶어하고, 보이는 것에 매료되며, 보여주려고 무던히 애쓴다. 아무리 개념과 생각이 좋고 특별하다 할지라도 그것을 눈앞에 구체적인 형상으로 드러내놓지 못하면 애매한 꿈일 수 있다. 가장 추상적인 것이 가장 실제적인 것으로 변화되어 둘이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해보았는가. 이 두 가지는 원래 하나이다. 많은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은 디자이닝의 단계를 추상화와 구상화의 상호작용, 확장과 수렴의 반복이라고 한다. 개념이 곧 실체화되는 과정은 마술과도 같은 과정이어서 ‘스케칭’이라는 쉽고도 어려운 마술봉을 통해 우리는 경험의 세계를 구축하고 펼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는 선긋기, 일상의 자료수집하기 같은 어이없을 정도의 단순한 행위부터 비디오를 제작하고 사용자를 테스팅하는 수준 높은 스케칭까지 정말 상세하고 친절한 언어로 우리의 손과 머리가 거침없이 스케칭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다. 사용자경험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이게끔 드러내는 사람들이며, 또한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 이르게끔 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추상적인 생각과 구체적인 실체가 하나로 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움직인다. 좋은 스케치의 힘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인 것이다.
– 한명수, (주)SK커뮤니케이션즈 UX Design Center장 / 상무이사
<옮긴이의 글>
이재희 양해륜 조경숙
이제 일상 그 자체가 된 스마트폰, 태블릿 PC에 이어 스마트 디바이스는 안경이나 시계 등 더욱 다양한 형태로 생활 속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서비스 개발에서 UX의 중요성 역시 더욱 강조되는 추세이다. 그런데 막상 실무에서 UX와 관련된 방법론을 적용하려면 쉽사리 가닥이 잡히지 않은 적이 많았을 것이다. 특히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공유하기 위한 스케치 기법의 경우 그 방법을 자세히 다루고 있는 서적이 많지 않아 실질적으로 활용해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여기 모인 역자들은 실제 이러한 문제에 봉착하여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많았고 이를 고민하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인 빌 벅스턴이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UX 디자이너에게 스케치란 무엇인가?”이다. UX 스케치는 무엇이고, 어떤 것을 표현해야 하는가. 그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UX를 위한 모든 단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방법이 바로 스케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UX 디자인에서 스케치는 결코 ‘예쁘장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보통 펜을 쥐고 나면 멋진 그림을 그려야 할 것 같은 부담을 가지게 될 것이다. 저자는 UX를 공부하는 동안에는 이러한 강박을 잠시 내려놓아도 좋다고 말한다. UX 스케치는 아름답게 꾸미기보다는 잘 짜인 사용자 경험을 표현하는 일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UX 스케치와 UX 방법론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겉보기는 엉망이어도 우리가 구현하고자 하는 내용을 확실하게 그려내면, 그것이 바로 훌륭한 UX 스케치가 될 수 있다.
이 책은 노련한 UX 디자이너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자신의 노하우를 쾌활하게 전수해주는 가이드북이다. UX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2장), 여러 가지 툴과 다양한 훈련법을 활용하여 UX 디자인을 하는 방법(3, 4, 5장), 그리고 자신이 만든 UX 디자인을 발표하고 공유하는 방법(6장)까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또 실무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특히 3~5장의 경우 파워포인트, 플래시, 폼보드 등과 같이 우리에게 익숙한 도구를 사용한 UX 스케치 활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어, 실무에서 스케치를 활용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1장을 통해 이 워크북의 기초가 되는 책인『사용자 경험 스케치』를 요약하고 있다. 이 요약이 관련 내용을 충분히 담고 있기는 하나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일독할 것을 권한다.
이 책에는 UX의 대가가 오랜 시간 동안 몸으로 직접 부딪히며 익혀 온 UX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간혹 저자가 재치를 발휘하여 우스꽝스럽게 설명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말투는 이 책의 또 다른 묘미이다. 특히 책을 그저 쭉 읽지 말고 반드시 실습하라는 저자의 따끔한 조언까지 충실히 이행한다면, 이곳에 실린 알찬 노하우는 그저 책 안의 내용이 아니라 독자 자신의 탄탄한 실력으로 남을 것이다.
책을 번역하며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해 준 배성환, 이세리, 이은경, 최지예, 윤소연 외 LEED(UX, UI커뮤니티) 식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또한 이 책을 번역하기로 처음 이야기할 때부터 우리에게 늘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인사이트의 한기성 대표님과 이 책이 나올 수 있게 함께 고생해주신 편집자께도 감사 드린다. 이 책이 번역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애정과 다독임이 있었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격려를 담은 만큼 이 책 역시 앞으로 UX를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지침서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