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tinker)라는 단어를 본 적이 있는지요? 저는 『손에 잡히는 아두이노』에서 처음 이 단어를 접했는데, thinker도 아니고 tinker가 뭘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아이디어로 시작해서 완전히 기대 밖의 결과를 얻어내는 일을 설명하는 데

알맞은 단어를 오랫동안 찾아왔다. 마침내 ‘팅커(tinker)’라는 단어를 찾았는데, 많은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을 묘사하는 데 이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 ‘누벨바그’의 탄생을 이끈 사람들은 ‘팅커러’로 불린다. 내가 찾은 팅커링에 대한 가장 좋은 정의는 샌프란시스코의 박람회에서 읽은 다음 문장이다.

“팅커링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직관, 상상, 호기심 등에 따라 일을 시도할 때 일어난다. 팅커링을 할 때 따라야 할 교범 같은 것은 없다. 즉 실패란 없으며, 옭고 그름이 나뉘지도 않는다. 이는 작동하는 방법과 다시 작동하게 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과정에 집중한다는 의미다. 기묘한 발명품, 기계 장치,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체들이 조화롭게 작동하는 것. 이런 것이 팅커링이다. 팅커링의 기본은 즐기면서 탐구해 나가는 것이다.” – www.exploratorium.edu/tinkering

– 손에 잡히는 아두이노, 15쪽

생각해 보니 우리 모두 팅커링을 하던 시절이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집 안의 전자기기란 전자기기는 다 뜯어 보는 남다른 아이가 아니었어도, 모래밭에서 흙을 들쑤시며 벌레를 잡는다든지 눈에 띄는 건 닥치는 대로 입에 넣고 보는 시절을 생각하면 말이죠. 물론 나이를 먹고 나서는 할 일 없이 흙을 가지고 놀거나 정체불명의 음식을 입에 넣는 일은 거의 없어집니다. 더 이상 팅커링을 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 똑똑하거나 호기심이 가져다 줄 즐거움보다는 귀찮음이 앞서기 때문일까요? (혹은 지식in들이 너무 빨리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혹은, 오늘 같이 후덥지근한 날씨라면 특히, 무기력함에 빠져 새로운 것엔 도통 무관심하게 되는 일상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와는 달리 지치지 않고 팅커링을 해온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책의 지은이 마이크 라일리처럼 말이죠.

저는 일생 동안 팅커러tinkerer로 살아왔습니다. 어렸을 때 뜯어본 아버지의 망가진 테이프 녹음기 속에 들어있던 기술들은 제게 크나 큰 환상을 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과학상자, 모형 철도,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계산기에서부터 컴퓨터, 마이크로컨트롤러까지 다루게 되었습니다. 기기들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아보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더욱 심취하다가 기술들이 재조합되어서 놀랍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는 전율감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는 일은 제게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 「감사의 글」 중에서

『뚝딱뚝딱 우리 집 프로그래밍: 아두이노, 안드로이드로 직접 만드는 스마트 홈』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가정 자동화’를 직접 구현하는 프로젝트들을 담은 책입니다. ‘가정 자동화’라는 딱딱한 말은 이제 그리 멀지만은 않은 단어가 된 듯합니다. 영화광고, 동영상 속에서 자주 접하다 보니 많이 친근해진 셈이죠. 물론 가정자동화 또는 스마트 홈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과 비용은 전혀 친근하지 않지만요.

하지만 최첨단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직접 스마트 홈을 구현할 수 있지요. 특히 아두이노나 안드로이드 같은 오픈소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DIY를 할 수 있습니다. 책에는 이렇게 안두이노와 안드로이드를 이용한 수위 경보기, 전자 경비견, 트윗하는 새 모이 그릇, 소포 배달 감지기, 웹과 연결된 전원 스위치, 커튼 자동화, 안드로이드 문단속 장치, 말하는 집 프로젝트를 담았습니다. 지은이가 상상한 미래의 집 시나리오도 흥미진진하더군요. 각 프로젝트는 기본 골자만 그대로 놓고 자신만의 작품으로 응용할 수도 있어서 무궁무진한 DIY 가능성이 있는 듯합니다. 저는 수위 경보기를 이용해 장마철 강수량을 측정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림 44 이벤트 알림. 프로젝트에서 이벤트가 발생하면 집이 보고하게 합니다.

각 프로젝트 도입부에는 지은이의 딸이 직접 그린 삽화가 곳곳에 들어가 있는데요, 세련된 맛은 부족하지만 책을 한층 더 친근하게 만들어 준 느낌입니다. 직접 만든 DIY도 조금은 조악할지 몰라도, 내 손으로 직접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는 쾌감은 비할 데가 없는 듯합니다. 이 책을 통해 잠들었던 팅커러의 혼(!)을 깨우는 독자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 ^

제목을 생각하면서 ‘이 책이 집들이 인기 선물이 되진 않을라나’하는 망상을 해보았습니다. +ㅁ+

집을 프로그래밍하는 재미에 지금 바로 빠져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예약 링크 나갑니다~

>> 예약도서 바로가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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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스 코드, 정오표, 컬러 사진, 링크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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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참! 저번 이벤트에서 특별 당첨되신 분께 드리는 선물, 공개합니다.

현재 출간 준비 중인 Making Insight의 9번째 책, 『Making Things Talk』 번역서를 드립니다.

(행운의 주인공에게 다시 한 번 박슈~)

사물 간 인터넷(Internet of Things)과 관련된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최근 들어서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사물 간 인터넷Internet of Things’입니다. 이는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 서로 인터넷 기반의 통신을 유지한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이것은 결국 인터넷 서핑을 하는 사람들의 수를 넘어설 것이며, 인터넷에는 많은 정보가 업로드 되겠지요.

– 「들어가는 글」 중에서

어서 『Making Things Talk』도 잘 만들어서 선보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뚝딱뚝딱 우리 집 프로그래밍과 곧 출간될 『Making Things Talk』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