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를 위한 디자인 레슨』은 데이비드 카다비의 『Design for Hackers』의 번역서입니다. 저자의 블로그 포스팅을 보다가 디자인에 대한 접근법이 신선하다고 느껴져서 번역을 하기로 결정한 책이지요. 무엇보다도 인사이트의 독자분들이 흥미롭게 볼 만한 디자인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 서문을 보면 처음에 원고를 여러 출판사에 출판을 제안했는데 퇴짜를 맞았다는 글이 나옵니다. 그런데 와일리 출판사와 계약한 원서가 출간 당시 아마존 전체 베스트 18위에 올라서 아마 저자도 깜짝 놀랐나 봅니다. (컴퓨터 분야 베스트가 아니라 전체 베스트!!)

아마존 데뷔를 깨알 같이 자랑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

이제는 디자인이 공기만큼이나 삶 속에 깊숙히 자리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웹과 모바일 환경은 물론이고 일상 생활 속에서도 디자인이라는 요소가 우리의 선택을 좌우할 때가 참 많지요. 게다가 전문 디자이너가 아니더라도 블로그나 프레젠테이션 활동을 통해 직접 디자인을 하고, 사진 편집 소프트웨어나 그래픽,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도 잘 다루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할 수 있는 것과 디자인을 이해하고 운용하는 것 사이에는 한 걸음에 건너뛸 수 없는 강이 존재하는 듯 느껴집니다. 마치 글자를 읽을 줄 아는 것과 글을 이해하고 쓰는 것과의 차이처럼 말이죠. 그 어느 때보다 디자인에 대한 욕구와 수요가 높아진 현재를 보며 데이비드 카다비는 ‘지금 세상은 디자인 리터러시를 필요로 한다’고 일갈합니다.

디자인 리터러시는 글을 읽고 쓰는 것과 같은 교양인이 갖추어야 할 기본소양으로, 좋은 디자인을 선택하고 소비하고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이라고 책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데이비드는 이 디자인 리터러시를 갖춘 사람들이 많아져야 사회적으로도 좋은 디자인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공공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변화한 거리를 보기 좋게 만드는 표지판이나 간판 디자인이 떠오르는군요.) 웹이나 모바일 환경도 마찬가지겠지요.

하.지.만

이 디자인 리터러시라는 것이 단번에 얻을 수 있는 소양은 아닌 듯합니다. 특히 이성적인 사고를 우선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는 해커들에게 디자인의 영역은 가끔 애매모호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요. 그래서 데이비드는 이런 해커들에게 디자인을 설명해 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자전거 타는 법을 글로 설명한다는 말만큼이나 패기 넘쳐 보이는데요.

책을 살짝 떠들쳐 보면  화려하고 다양한 이미지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트루리안 맨>, 마네의 <풀밭 위의 식사> 같은 명작에서부터 트위터나 메일침프 로고에 이르기까지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넘나들며 다양한 사례를 활용해 디자인을 설명합니다.  <비트루리안 맨>을 예로 들면서 황금비율을 설명하고 어떤 작품들에 황금비율이 적용되었는지 알아본 후 황금비율에 대한 오해를 설명합니다. 그리고 왜 특정한 비율을 적용했을 때 아름다워 보이는지를 설명하는 식이지요.

사실 딱딱 떨어지는 디자인 규칙을 나열하는 편이 받아들이기 쉬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책은 대체 뭐가 좋은 디자인이고, 왜 그게 좋은 디자인인지를 알고 싶은 (심지어 누군가에게 따져 묻고 싶은) 분들에게 최적의 책이 아닐까 합니다. 호기심 강하고 좋은 디자인을 보는 안목이 필요한 모든 독자에게 이 책을 내밀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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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예약 판매 기간입니다. 12월 21일부터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 ^

** 조만간 깨알 같은 연말 선물을 준비해 출간 이벤트도 할 예정이니 많이 참여해 주세요~

정오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