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고 태우고 맛보고……?

육질 좋은 고기 이야기가 아닙니다. ^ㅁ^

예전에 소개해드렸던 『내 손 사용법』에도 언급되는 『Make』의 단골 필자 중 한 명인 찰스 플랫의 집필서를 소개합니다. 원서 제목은 『Make: Electronics』입니다. 연결된 아마존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듯이 평점이 한결같이 높습니다. 원서 독자들은 이 책에 다음과 같은 장점이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Electronics:LearnbyDiscovery
카테고리 과학/기술 > 교양과학
지은이 Platt, Charles (O’Reilly,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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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실험하기 좋은 책이다. 아이가 혼자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고 명확하고 사진 자료도 많다.

– 그야말로 모든 실험이 직접 따라해 보게 되어있기 때문에 경험을 통한 교육을 체험할 수 있다.

– 설명이 쉽고 직관적이며 다음 단계에 무엇을 할지 이해하기가 좋았다.

그리고 다음은 국내에서 먼저 이 책을 읽어보신 분들의 추천사입니다. 지금은 전자회로에 대해 깊은 지식을 지녔지만 처음 배울 때 이 책이 있었으면 참 좋았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 책은 초보자가 알고 싶은 전기/전자회로의 기본 원리를 자세하게 설명하며, 확실한 이해를 돕기 위해 자세하고 효과적인 실험 방법을 알려준다. 중학생 때 『라디오 제작 입문』이란 책을 사서 책 속에 있는 저항 컬러 코드표를 보고 저항값 읽는 법을 이해했을 때의 기쁨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 책은 전자 공작에 관심 있는 독자에게 전자회로를 이해하는 기쁨을 가져다 주리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스마트폰이 모든 정보기기를 흡수해버린 소프트웨어 시대에 살고 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면 하드웨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게도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 김정훈, 전자공작(http://cafe.naver.com/circuitsmanual) 매니저

이 책을 처음 보자마자 ‘아… 이 책이 내가 처음 전자회로를 공부할 때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자회로를 처음 접했을 때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 이해하기 어려워 몇 번씩 같은 내용을 곱씹어봤던 시간들이 왠지 억울하게 느껴졌다. 이미 대부분의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쉽고 자세한 설명, 많은 그림과 다양한 사진은 흥미를 끌어내기에 충분했다. DIY를 즐기며 전자회로를 다루고 싶은 사람들뿐 아니라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시키기 위해 전자공학을 가르치는 분들께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 김병월, 아두이노 스토리(http://cafe.naver.com/arduinostory) 부매니저

전자회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나 처음 DIY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길잡이가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인 공구 선정 및 부품 소개, 부품 테스트 사용법 등이 알기 쉽게 잘 설명되어 있다. 내가 공부할 때도 이런 책이 있었다면 더 쉽게 공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관리하고 있는 커뮤니티의 특성상 무얼 만들어봐야 할지 묻는 글이 많이 올라오는데, 전기/전자의 기본을 잘 모르는 학생들이 참 많다. 그런 학생들에게 이 책을 먼저 권하고 싶다. 앞으로 전기/전자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가 될 듯하다.

– 김병목, 자작매니아(http://cafe.naver.com/mademania) 부매니저

표지에도 사용된 익살스러운 일러스트와 꼼꼼하게 구성된 배경지식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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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CODE』를 번역한 김현규 님(http://babyworm.tistory.com/)께서 맡아주셨습니다. 『CODE』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잠깐 들르셨다가 사장님이 슬쩍 건넨(아마 사장님 나름의 번역 유도 방법?) 『Make: Electronics』를 훓어본 후에 흥미를 느낀 후 바로 번역을 하기로 결정을 해주셨습니다. 역자가 이 책의 어떤 부분에 공감을 느꼈는지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세요.

★ 옮긴이의 글제가 처음으로 가졌던 라디오는 초등학교 때 숙제로 만들었던 AM 라디오였습니다. 기억이 흐릿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니 배리캡varicap을 이용한 광석 라디오였던 것 같습니다. 음량을 증폭시키기 위해서 트랜지스터 몇 개, 그리고 음량 조절을 위해서 가변저항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모든 부품이 잘 구비되어 있는 라디오 키트를 납땜만 하면 되는 것이었지만, 이것저것 붙이고 전원을 연결했을 때 지직거리면서 나오던 라디오의 음악을 잊지 못합니다.

의도했던 대로 회로가 동작할 때의 즐거움, 이것을 위해서 집에 있던 많은 전자제품들이 희생당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다행히도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더 이상 전자제품을 망가트리지 않고 고칠 수 있게 되면서 만능기판으로 출발해서 에칭까지 손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입시 공부에 치이고, 회로가 복잡해지면서 직접 뭔가를 만드는 일은 어느 순간부터 점차 줄어들었지만, 뭔가 도움이 되는 것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과 예전에 맛보았던 만들기의 즐거움이 저의 길을 하드웨어 설계로 이끌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오라일리O’Reilly 출판사에서 나온 『MAKE』 잡지와 MAKE 시리즈 책들은 이전에 제가 번역한 『CODE』의 최종본을 확인하러 인사이트 출판사에 방문했을 때 처음 봤습니다. 당시 한기성 사장님께서 건네주신 여러 권의 책 중 한 권이 바로 이 책의 원서인 『MAKE: Electronics』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한번 읽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책을 들고 나왔습니다. 하지만 책을 훑어본 후에는 번역해볼 만한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책에서 일관되게 설명하는 ‘발견을 통해서 배워나가는’ 개념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약간 복잡할 수 있는 것이라도 일단 한번 해보고 왜 그런지 고민하자는 주의라서 먼저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대로 알려면 ‘뭔가 좀 망가트려봐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예전에 교수님 몰래 LED를 파워 서플라이 유닛에 연결하고, 전류량을 높여서 터트렸던 기억이 나기도 하더군요. 사실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LED에 전류를 많이 주면 LED가 터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으니까요.

또 한 가지, 이 책은 실험 위주의 책이기는 하지만 중요한 개념을 정말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데 큰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많은 책들이 개념을 짧게 설명하고 수식을 보여준 다음에 수식을 기반으로 설명을 풀어가는 반면에, 이 책은 수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철저하게 어떤 개념은 어떻게 생각하면 된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간략화되고 비유를 통하기도 하므로 완전히 정확한 것이 아닌 경우도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회로를 다루기에는 충분한 정도의 개념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좀 정확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취미로 하는 것인데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면 대충 비슷하게 만들면서 즐기면 되는 것이지요.(물론 이 책에서는 사고가 날 수도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언급하고 주의를 주고 있습니다.)

대학교 때 이런저런 실험 과목의 과제에 참고하려고 재미있는 것이 없나 책을 찾아보면 초등학교 때 보던 책이나 로봇 관련 책밖에 없어서 아쉬워하면서 ‘이제 더 이상 이런 걸 하는 사람이 없나 보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났다는 것도 물론 중요한 이유겠죠. 다행히도 요즘에는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 분야에 서 아두이노와 여러 마이크로콘트롤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추세이고, 이에 따라 국내에도 인사이트 출판사의 ‘Making Insight’ 시리즈를 필두로 『MAKE』매거진 등이 발간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자회로가 공학의 틀을 깨고 예술로, 다시 즐거운 취미로 돌아온 것 같아서 즐겁습니다.

중요한 것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을 사용하는 방법의 기본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해보자! 그리고 생각하자.”

뭔가를 만들고, 의도대로 움직일 때의 기쁨에 빠져보길 바랍니다. 그 뒤의 모든 것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부품을 하나하나 사 모으는 재미도 있을 것입니다. 요즘엔 인터넷 쇼핑이 워낙에 편리해서, 별로 어렵지 않게 모든 부품을 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용산 전자상가에 한번 들러봐도 좋겠죠. 인사이트 출판사의 스프링노트 페이지(http://insight book.springnote.com/pages/10584450)에 부품의 구매 링크를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 부록에는 부품을 구입할 수 있는 국내 부품점들과 다른 부품을 구입하는 방법 몇 가지를 나열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책들과 이후에 나올 여러 책들이 요리의 레시피를 담았다면, 이 책은 요리사가 알고 있어야 할 재료와 조미료, 조리법에 초점을 두고 설명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요리를 그럴듯하게 만들려면 좋은 레시피도 있어야겠지만, 재료와 조리법을 이해해야겠죠. 저는 이 책의 가장 큰 가치가 이런 기본적인 내용을 만들고 배워나가는 즐거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충분히 즐기시고, 이 책에서 배운 것을 기초로 Making Insight 시리즈의 여러 재미있는 회로나 다른 여러 가지 전자회로를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사실 책 뒤표지에 올린 문구를 고민하던 와중에 옮긴이의 글을 읽었습니다. 중간에 나온 “일단 해보자! 그리고 생각하자.”를 보는 순간 머릿속에 불이 번쩍!했죠. 책의 컨셉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한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날름) 써먹었답니다. ^ ^

그리고 김현규 님께서 저자에게 직접 한국어판 서문을 요청했는데요. 흔쾌히 한국 독자를 위한 글을 보내주었답니다. 아래 글을 읽어보면 저자가 어떤 가치에 중점을 두었는지, 어떤 철학을 바탕으로 책을 썼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 한국어판 서문 40년 전 일이군요. 인간이 달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준 집적회로 칩을 사람들의 취미 생활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상당히 흥분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논리 칩으로 회로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거의 첫 번째 책인 돈랭카스터(Don Lancaster)의 『The TTL Cookbook』이란 책을 바탕으로 회로를 만들 때 논리 칩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는 이 작은 부품들을 이용해서 나만의 회로를 꾸몄을 때 느낀 경이와 흥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을 때, 가장 원했던 것은 이런 짜릿한 기분을 처음 전자회로를 접하는 청소년들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 제가 전자회로를 배울 때 이런 책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방향, 즉 순서대로 배워 나갈 수 있으면서 읽고 실험하는 사람들이 즐겁게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동시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약간의 정보를 포함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는 제 책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데 만족하며, 이번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간된다는 일에 더 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곳 미국에서도 대한민국의 기적 같은 발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평면 텔레비전에서 상당히 세련된 자동차, 그리고 심해 석유 시추 플랜트까지, 수십년 전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산업적 성과를 매우 경이롭게 지켜보고 있으며, 아마 약간의 부러움도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진보를 직접 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일이 제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계획 중의 하나입니다.

저는 지구의 미래가 과학과 기술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만일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진보를 이루어내지 못한다면, 전 세계 인류의 생활 수준을 더 이상 향상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과학 기술을 친구이자 조력자로 받아들여서 꿈을 현실로 이루어 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또 다른 이유입니다. 즉, 전자회로가 골방에 처박혀서 연구해야 하는 과제가 아니라, 우리 주변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널리 알리자는 의미입니다.

이 책을 쓰기 전에 많은 전자회로 입문서를 살펴본 후, 대부분 예상했던 기대치에서 크게 떨어진다는 현실에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책이 독자들에게 이론을 먼저 배우도록 요구한 후에 간단한 실험을 통해서 이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발견은 과학자가 쉽게 설명되지 않는 어떤 현상을 관찰했을 때 시작됩니다.발견이 먼저고 그다음에 사람들이 그 현상을 설명할 이론을 정립하는 것이지요.

왜 입문서에서는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일까요? 저는 이 책에서 이런 원리를 적용시키려 노력했으며, 이를 ‘발견을 통해서 배워 나가는’ 것이라 부릅니다. 일단 어떤 전자 부품의 동작 방식을 발견한 다음에 이것이 어떻게 동작하며, 우리가 이것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배우는 것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가전 회사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자 할 때는 상품 자체에 대한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만들려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전화기, 새로운컬러 화면 표시장치, 혹은 새로운 형태의 전지가 될 수도 있겠지요. 누군가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할 때는 어떻게 하면 기존에 있던 부품이나 물리 법칙을 이용해서 원하는 것을 현실로 만들지 고민합니다. 이 책에서도 어느 정도 이런 절차를 따르려고 노력했습니다. 도난 경보 장치를 만들거나 어떤 자극에 대한 인간의 반응을 측정하는 장치를 만든다고 가정해봅시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을 이용해서 어떻게 하면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회로를 설계할 수 있을까요? 이런 과정을 제 책에 담았으며, 여러분도 여러분의 상상력과 지식을 이용해서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을 직접 만들어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상상이란 가장 근원이 되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디어가 집단으로부터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토마스 에디슨이 전구를 개발한 일이나, 스티브 워즈니악이 부품들을 잘 조합해서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 컴퓨터를 만든 일과 같이, 이런 아이디어는 보통 한 명의 개인으로부터 나옵니다. 이 책이 여러분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자기 자신의 방식과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방법으로 작업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대담하고 창조적인 생각을 유지하며, “그건 안돼”라고 말하는 사람을 믿지 말고, 성공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실패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단지 배워나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실수로부터 소중한 교훈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역사에 기록된 모든 발명가들은 성공의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실패에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복사기, 휴대전화, 트랜지스터, 그리고 수많은 근본적인 장치를 만든 사람들은 무수히 많은 실패를 딛고 성공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Making Insight 시리즈도 이제 5권이네요.

점점 관심을 표현하고 참여하는 독자들이 많아져서 이렇게 책을 만들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도 Making Insight 시리즈는 계속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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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권이 모여있으니 5인조 걸그룹이 펼칠 수 있는 대열은 모두 할 수 있다는 기쁜 소식! (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