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충격적인 표지 때문에 많은 서구 개발자가 경악(?)했던 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My Job Went to India』입니다. 이 책이 나온 배경은 이렇습니다.
10년 지기인 프래그머틱 북셸프(Pragmatic Bookshelf) 출판사의 데이브 토머스와 RubyConf 조직자로 잘 알려진 채드 파울러는 뛰어난 개발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을 내기로 합니다. 재즈 색소폰 연주자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에다 뛰어난 개발자들과 교류도 많았던 채드 파울러는 그동안 생각해온 탁월한 개발자가 되는 데 필요한 실천법을 정리한 책을 씁니다.
그런데 책이 나오는 과정에서 한 가지 결정적인 실수를 합니다. 당시 미국에서는 기업 IT 프로젝트가 개발자 인건비가 싼 인도 등지로 이전되는 분위기였고 이 상황을 익살스럽게 풍자해 보자는 의도로 책 제목과 표지가 충격적인 모양새로 나오게 됩니다.
이 책 한국어판은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라는 제목으로 나왔는데 제목을 결정할 때 당시 편집자의 고뇌가 상당했습니다. 다행히도 좋은 반응을 얻었고 2008년 예스24 올해의 베스트 24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한국어판 편집자만 고뇌한 게 아니라 데이브 토머스도 책 제목 때문에 상당히 후회했다고 합니다. 책 제목을 그렇게 지은 건 자신이 했던 가장 어리석은 일이었다고 블로그에 썼을 정도였으니까요. 두 사람은 절치부심(?)해 2판을 내기에 이릅니다. 후회스러웠던 제목도 바꿔버리죠. 그리하여 마치 새 책 같은 『The Passionate Programmmer』가 발간됩니다.
2판에서는 책을 쓰기로 했던 원래 의도에 맞게 내용이 이곳저곳 다듬어졌습니다. 채드 파울러의 인도 경험담은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빼거나 다른 내용으로 대체되고 실천법도 보강됐습니다. 또 채드 파울러의 지인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기고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깃허브(GitHub) 창업자의 창업기입니다. 깃허브가 우연히 만들어진 계기와 MS의 거액 연봉을 뿌리치고 창업에 나선 이야기인데 흥미롭습니다.
물론 2판도 한국어판이 나옵니다. 제목은 원서의 의도를 반영해 『프로그래머, 열정을 말하다』로 정해졌습니다. 설 연휴 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구입처↓
Yes24 | 교보문고 | 알라딘 | 인터파크 | 반디앤루니스 | 11번가
※ 사족으로 원서와 번역서 표지를 전시합니다. 원서 1판, 번역서 1판, 원서 2판, 번역서 2판 순서입니다. 번역서 1판의 이미지는 색소폰을 추상화한 것인데 원서 2판에 영향을 주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정오표
음… 1판은 있는데… 그럼 2판은 거의 다른책이라고 보면 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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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까진 얘기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Github의 창업자 얘기 등 저자가 교류하는 다양한 뛰어난 프로그래머들의 글이 보태졌고, 내 Job이 없어질까 우려하는 수동적인 느낌을 ‘탁월함’을 추구하는 능동적인 프로그래머 상으로 그리면서 세세한 느낌이 얼마간 바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인도 얘길 거의 들어내면서 추가된 실천법들로 채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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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판이 훨씬 낫네요 … 1판 원서는 정말 충격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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