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You라는 뜻의 수화대학 시절 친구가 수화를 배우더니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수업 시간에 교수님 몰래 잡담할 수 있어서 좋아

뭐, 이런 식으로 악용(?)되는 위험을 감내하고서라도 사람들은 끊임없이 통신 수단을 만들어냈습니다. 손짓, 언어, 횃불, 등대, 전보, 유선전화, 무선전화, 인터넷…

그러면, 사람 사이의 통신 말고 기계 사이의 통신은 어떨까요?
CPU와 메모리는 서로 1미터도 떨어져있지 않지만, 자력으론 1mm도 움직일 수 없는 녀석들이니 이들을 연결해줄 무언가가 필요할 겁니다.메인보드 뒷면물론 PCB와 구리 등으로 구성된 메인보드가 이 둘을 연결해주고 있다는 건 아시겠지만, 서로가 진정으로 ‘통’하려면 통신 수단 즉, 언어가 필요합니다.

바로 이 기계들의 언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교양 과목 수준에서 설명해주는 책이 바로 찰스 펫졸드의 『CODE』입니다.

『CODE』는 1990년대 초를 배경으로, 건너편 집에 사는 친구와 밤 늦게까지 (부모님 몰래) 이야기할 방법을 고민하는 불량 청소년 우정남들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합니다. 맨 처음에는 손전등 신호를 시도합니다.손전등

A는 한 번, B는 두 번 식으로 알파벳 순서에 따라 손전등을 깜박였지만, 잘 지냈니?(How are You) 한마디를 하려고 131번이나 손전등을 깜박이다 보면 손가락에 쥐가 날지도 모르지요.

해서, 대안으로 모스부호라는 선조들의 발명품을 도입합니다. 선박 조난 신호이자 SOS를 의미하는 띠띠띠 띠~ 띠띠띠 신호가 모스부호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SOS 자체가 어떤 단어들의 약어가 아니고, 외우기 쉬운 모스부호를 조합한 것입니다.)

모스부호

세월이 흘러 건너편 집 친구가 이사를 가버려, 옛 친구를 배신하고 옆집 친구와 친해졌다고 합시다. 손전등이라는 도구도 발전해서 전구에 건전지, 전선, 스위치를 연결한 최첨단(우리 수준에서는) 시스템으로 바뀌었구요. 이렇게 해서, 추운 겨울밤 창문을 열 필요 없이 집 안에서 스위치를 눌러 가며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원거리로 확장한 것이 바로 전신(전보) 시스템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이 전신 시스템을 아주 작게 만들어 아주 많이 이어붙인 것이, (한참 건너뛰면) 바로 CPU입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

음??? 갑자기 이야기를 너무 많이 건너뛰었지요?

둘 사이에 숨어 있는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들을 다 밝히자니 스포일러라고 돌을 맞을까봐… (절름발이가 범인! 소년이 유령! 내가 니 애비다!)
아무튼, 지금은 할아버지가 된 찰스 펫졸드 옹께서 나머지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전개해 주실테니, 어서 『CODE』의 세계로 들어오세요.

코드 번역서 표지
번역서의 표지와 겉표지를 벗긴 모습입니다.
재미있는 책과 함께 약간의 이벤트!

『CODE』를 꼭 선물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사연을 적어 비밀댓글이나, 메일(raccoony _at_ insightbook.co.kr)로 보내주세요. 추첨을 통해 다섯 분께 『CODE』 책을 보내드립니다.

(원하시는 분께는 책 속에 이쁜 글씨로 메시지를 적어드립니다. ^^)

사연 마감은 10월 18일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