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인사이트 책 표지를 대부분 디자인 해주시는 오필민 님께서 시사in이 선정한 올해(2009년)의 북디자이너로 선정되었습니다.

수상 소식을 들은 인사이트 식구들의 질문과 오필민 님의 답변

너무 상을 독점하는 거 아닌가? 이젠 후배도 많은데~

-> 어쩌라구. 편집자들이 뽑은 건데.

올해 최고의 북디자이너 선정방식은 대표적인 출판사들의 편집자(장)들에게 추천을 의뢰하고, 다수의 표를 얻은 디자이너가 뽑히는 방식입니다. 편집자들은 “텍스트에 대한 이해 능력이 탁월하다”며 추천을 했구요. 오필민 님은 이미 2007년 출판인회의가 선정한 올해의 디자이너, 2006년 시사저널 선정 ‘가장 주목할 만한 북 디자이너’에 뽑히기도 하셨죠.

상금은 얼마나 돼~~?

그걸 왜. 얼마면 어때서.

어디에 쓸 건데~~?

술이나 먹지

술자리에 껴줄 거지?

인사이트를 왜? ^%$#@^&%*&^%$$%&^&#^&*

실없는 농담이 오갔고, 기어이 술은 얻어먹지 못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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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겨울 홍대 앞 그 어드멘가에서 인사이트 식구들과 폴라로이드로 찍은 사진

사실 오필민 님이 인사이트의 표지를 만들어 주고 계시지만, 아주 일부일 뿐이고 대표작은 다른 분야입니다. 시사in의 글에는 최근 화제작으로 <<나쁜 사마리아인들>> <<괴물의 탄생>> <<대한민국 소통법>> <<경계긋기의 어려움>> <<기다림의 망각>> 등을 거론하며 인문사회과학 서적 디자인에서 출발해 문학, 에세이로 영역을 확장 중이라고 소개하고 있죠.

꽤 오래된 기억이긴 하지만 오필민 님의 디자인을 보면서 아하! 하고 느꼈던 책을 소개하라면 <<반짝이는 박수소리>>를 들 수 있습니다. 조그만 웹 화면으론, 눈에 띄지 않는 회색의 작은 제목, 곳곳에 박힌 눈에 거슬리는 티눈이 보이겠지만, 막상 책을 손에 쥐면 반짝임과 손의 떨림이 ‘손으로 말하고 슬퍼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부제와 더불어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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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오필민 님께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표지 디자인을 내놓으면서도 그런 수준을 유지하는 게 놀랍다. 끊임없이 샘솟는 아이디어와 발상의 근원은 어딧다고 생각하나?

당시 들은 답은 대략….

젊은 시절 습작 시. 무수히 많이 쓴 습작 시, 그게 감성의 원천이 되는 거 같다.

앞으로 장하준, 우석훈, 고종석, 강준만. 이름만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저자들의 저작물들, 부키, 시대의 창, 개마고원, 지호 등등 대표적인 인문사회과학 출판사들의 출판물을 구입하신 후 표지에 남다른 포스가 느껴진다면, 표지를 살짝 넘겨 책날개 밑쪽을 보세요. 누구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지.

ps1. 두루 님이 말하길, 오필민 님과의 술자리에서 인터뷰 기사에 인사이트 책을 올리시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올라가지 않은 걸 보니,,,, ㅉㅉ….두루 님의 알콜성 치매 증상이 이제 위험 수위에 다다랐다는,,,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이 입증되었다는…

ps2. 오필민 님이 디자인한 인사이트의 표지 중 3권엔 2종류의 ‘오필민’이 아닌 다른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그걸 찾아 어떤 의미인지 가장 재미있게 해석해 준 분께 2010년 인사이트에서 발간할 책 5권을 선택해 받을 권리를 드리겠습니다. 기한은 1월 11일 오전 10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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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미지를 다시 올립니다.실제 책은 제목과 바탕의 영문 글꼴에 은박이 되어 있고, 펄(pearl) 종이를 썼기에 반짝임이 있으나, 무광코팅으로 눅여 화려함을 죽였고, 꺼끌한 (시각적) 질감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