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환 님을 처음 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히 남습니다.

후줄근한 사무실에서 다 빠진 머리털을 쥐어짜며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을 겝니다. 그때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오셨죠. 쾡한 눈으로 바라본 신승환 님의 첫모습은 (古語로 말한다면) 한마디로 ‘킹카’였습니다.

훤칠한 키에 잿빛 컬러의 마던한 쑤트, 유달리 흰색 스트라이프가 눈에 띄는 안경테, 갸름한 턱라인, 백옥같이(?) 하얀 피부, 그리고 뭔가를 촘촘히 담은 듯한 영리해 보이는 눈망울…

두세 차례의 산행과 여러 차례 가진 술자리에서 수줍은 듯 혹은 겸손한 듯,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속내의 얘기들을 털어내는 그를 보며 ‘참 반듯한 사람이구나..’ 하였습니다.

최근 <겸손한 개발자가 만든 거만한 소프트웨어> 작업을 하면서 편집자의 앙칼진 요구사항을 불평 한마디 없이 묵묵히 구현해 내는 모습을 보면서  ‘이사람 참 속까지 깊네..’ 라는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아름다움이 인식 안에서 포착한 조화와 대립, 균형과 이탈에 있다는 뭐 이런 시시껄렁한 고전미학이론을 들추지 않더라도, 이 정도면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이런 그가 디벨로퍼웍스의 인터뷰이가 되어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를 번역하신 송우일 님에게 집중 취조(?)를 당하셨다 하더군요. 평소 그의 품성과 고민이 잘 드러나는 좋은 인터뷰였습니다. 송우일 님의 편집 실력도 돋보였습니다.

한번 들르셔서 읽어 보심을 강추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