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 프로세스를 개발한 ‘휴 바이어와 캐런 홀츠블랫’,

“컨텍스트를 생각하는 디자인’ 의 이론적인 내용을 담은 원류가 되는 ‘Contextual Design’)

아이디어를 위한 기획, 개발자가 좋아하는 문제해결 방식, 디자이너가 좋아하는 디자인, 이 모든 것들이 한데 모여 서비스(혹은 제품)를 만들어낸 결과, 제품이나 서비스 앞에서 어리둥절해 하는 사용자의 모습은 당연합니다. 불편한 서비스, 실수를 유발하는 UI 등으로 드러난 이 모순은 바로 이 모든 과정에서의 ‘사용자 부재’로 인해 생겨난 문제였죠. 자, 이제 사용자를 중심에 두고, 사용자가 유쾌하게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개선하기만 하면 되겠네요. 허나 문제의 실체만 파악했을 뿐 막상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인터랙선 디자인을 하기 위해 리서치를 했다.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친화도를 형성하고, 여기서 아이디어, 개선점 등을 발견해 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이를 테스트해 우리 제품을 개선시킬 획기적인 서비스를 창출해내겠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인터랙션 디자인 과정은 언뜻 수순만 보면, 그리 어려워 보이지 않습니다. UX 데이터를 이용한 디자인 과정은 어찌 보면 ‘이런 건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닌가’ 싶은 부분도 보입니다. 하지만 UX라는 것 자체가 광범위한 지식과 통찰을 뚫는 예리함을 함께 요하기 때문에 막상 실천하려면 프로젝트 어디서부터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지요.

‘컨텍스트를 생각하는 디자인’은 실천가를 위한 책입니다. 컨텍스트 디자인의 철학과 이론을 훨씬 상세하게 다루는 원류(Contextual Design: Defining Customer-Centered Systems)가 따로 있고, 이를 현업에서 실행하기 위해 프로세스와 실천 방법 등을 제시해 놓은 책이니까요. 허나 정신적인 지주가 따로 있다 해도 이 책의 중요성 역시 원류에 못지않습니다. 바로 실천을 이끌어내기 때문입니다.

아는 것과 해본 것은 다르고, 해본 것과 제대로 해본 것은 다르다.

(김창준 님의 서평에서 발췌했습니다. 이런 명언을..ㅠㅠ)
저자 캐런이 다른 부서를 설득하는 법, 2주용, 4주용 스케줄러까지 책에 넣어가며 CD를 실천해 보길 권유한 건 다름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경험으로 얻는 통찰 때문이지 않을까요. 경험만큼 훌륭한 배움 법이 없으니까요. 이런 자그마한 시도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고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 왜 개발자도 UX와 UI를 알아야 하는지를 김창준 님께서 마소 25주년 기념호에 ‘컨텍스트를 위한 디자인’에 대한 서평으로 언급해 주셨네요.^^ 저희 블로그에 옮겨다 실어봅니다.

자, UX를 단순히 책속에 갇힌 지식이 아닌 실전에서의 경험으로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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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까지 고려하는 개발자되기
김창준, 월간 마이크로소프트웨어 2008년 11월호 ‘이 책의 발견’에서

모 웹서비스의 사용자들이 자신이 실수로 지운 게시글을 살려달라는 요청을 빈번히 했다. 요청이 오면 인터럽트이고, 처리 시간도 서너 시간 걸린다. 한 방에 해결되지도 않고, 언제 글을 지웠냐, 모르겠다, 일단 살려 놔라, 이 글이 맞냐는 식의 이야기가 서너 명 사이를 여러 번 오고 간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자들은 머리를 맞대었다. 멋있는 해결책을 찾았다. 지운 게시글을 쉽게 살리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된다는 것이다.

그 프로그램이 완성될 즈음의 어느 날 저녁 필자는 우연히 집에서 아내가 자기 글에 달린 스팸 댓글을 지우는 장면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의 글이 통째로 사리지고 말았다. 그 글이 조금만 더 귀중했다면 우리는 그 글을 살려내라고 전화까지 할 뻔 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이 일의 원인을 찾아봤다. 글에 달린 첫 번째 댓글을 지우는 링크와 그 글 자체를 지우는 링크가 서로 혼동될 만한 위치에 있었다.이 일로 인해 우리는 개발자라는 이유로 어떤 문제의 해결책을 찾을 때 이미 선을 그어놓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필자가 좋아하는 테스팅 전문가 켐 케이너는 “현재 자신의 기술 집합을 벗어나는 것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자기의 현 책임 범위 밖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우리는 현재의 UI가 멀쩡한 글을 지우는 실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다.

필자는 개발자들이 UI, UX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기술적으로 탁월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믿고 사용하는 것은 물론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개발만 하기에도 바쁜데 어떻게 다른 영역을 공부할 엄두를, 시간을 낸단 말인가. 사실 UI, UX를 알면 개발시간은 대폭 단축된다. 필요없는 것이 아닌 더 중요한 것을 개발, 결국 ‘더 적게 일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같은 시스템은 그 시작이 어렵다. 필자는 그런 개발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간단히 설명하지면, 실용적인 책이다. 일부만 적용할 수도 있고 전체를 적용할 수도 있다. 아예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집필된 책이니 말이다. 이 책을 보고 사용자를 관찰하기 시작하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과거에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에 대해 굉장히 다르게 평가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만들 프로그램도 바뀔 것이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개발자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애자일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