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표지가 뭔 죄야!”
디자이너를 만나다 보면 흔히 듣는 얘기입니다. 애초 목표만큼 팔리지 않은 책임을 디자이너가 표지를 잘못 만들어서 그렇다고 미룬다는 거죠.
“내용은 좋은데 제목이 눈에 띄지 않아서….”
“서점 평대에 올려놨더니 보이지 않던데…..” 등등.
사실 서점에 가서 평대를 둘러보면, 나름대론 출판사에서 열과 성을 다해 만들었다지만, 저마다 독자 눈에 띄려 뽐내고 있는 수많은 책속에 개개의 책은 묻혀버리기 십상입니다. 그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 기억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손쉽게 디자인에 돌린다는 디자이너의 항변인 겁니다.

“표지는 책을 꾸미는 수단일 뿐이고, 팔릴 책을 팔리게 만들 뿐이지, 팔리지 않을 책을 팔리게 만드는 디자인은 없다.”라며….

맞는 얘기죠. 중요한 건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 독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가 핵심이지 겉모양이 아니니까요.
그렇더라도 이러한 갈등은 어디나 비슷하게 있는 듯합니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가 서로 통하지 않는 언어, 사고방식으로 다투듯, 책동네도 같은 일들이 벌어집니다. 어떻게든 예쁘게 예쁘게 만들어 자신의 심미적 취향과 성취감을 충족시키려는 디자이너, 제목을 키우든 빨간색으로 도배하든 해서 독자 눈에 일단 보이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출판 영업자, 책 내용을 충실히 반영한 디자인을 요구하긴 하나 결과물이 나오기 전까진 뭘 요구하는지조차 명확치 않고, 끊임없이 요구사항을 변경하며 주변을 힘들게 하는 편집자. 이들의 이해관계와 취향, 소통의 아수라를 거쳐 책은 마무리 되고, 독자들은 책을 손에 쥘 수 있게 됩니다.
다행히(?) 인사이트는 막강한 디자인 권력에 굴복해 갑과 을이 바뀌었기 때문에(ㅠ,.ㅠ) 디자이너와 싸울 일이 없고, 별도의 영업자가 없기 때문에 편집자와의 갈등도 없답니다.
최근 강컴에서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와 『생각하는 프로그래밍』이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내용이야 달라질 게 없고, 표지를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긴 일이라…..
설마….갈등 없이 만든 표지 때문일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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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베스트 1위와 6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여간 이 책들과 같은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프로그래머 시리즈(PPP시리즈)로 발간된 『컴퓨터 프로그램의 구조와 해석』도 시리즈의 1, 2권인 『생각하는 프로그래밍』,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처럼 독자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네요.
ps. 아무래도 글에서 베스트셀러를 자꾸 거론하게 되는데, 출판사는 민감할 수밖에 없답니다. 저희 같은 전문서 출판사는 많이 팔리는 책만 만들 수도 없고, 만들지도 못하지만….
ps2. PPP시리즈의 이전 표지와 비교해 보시죠. 예전엔 인사이트의 표지가 전체적으로 무겁고 어둡다는 얘길 들었었답니다.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