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사이트 신입편집자 ‘너굴;’이라고 합니다. (세미콜론도 아이디예요. ^^)
인사이트에 들어온지는 어언 한 달이 되었는데, 오늘에서야 정식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책을 만들면서 블로그도 함께 맡게 되었습니다.인사이트엔 책을 만들고 싶어 무턱대고 들어왔습니다. 잠시 겪은 경험이긴 하지만 편집자란 세계는 많이 심오하네요. 배울 것도 많고 할 일도 많고. 그래도 이 모든 어려움을 다 이기고 어엿한 정식 편집자가 되기로 결심해 봅니다. ^^

입사 후 한 달 동안 서점, 디자인사, 인쇄소, 제책소, 코팅사 등 책의 현장을 한바퀴 둘러보게 되었는데요. 찾아가는 곳마다 참 다양한 색깔의 열정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 먼저 인쇄소에서 겪었던 것을 적어볼까 합니다.
처음으로 표지 인쇄를 구경가는 날. 인쇄소에 들어서자 강한 잉크 냄새와 덜컹덜컹 인쇄기 소리가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안녕~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의 표지가 바뀐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계시죠? 이 날 인쇄될 표지가 바로 《실용주의 프로그래머》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책이기도 해서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었지요.
굳이 인쇄소까지 가는 이유는 ‘디자이너가 요구한 색이 제대로 나왔는지’ 감리하기 위해서라네요.
인쇄기에서 나온 따끈따끈한 표지. 굉장히 이쁘네요!
그런데 사장님께서 ‘좀 다르죠?’ / (너굴 생각 : 흠… 사장님이 다르다면 다른 거겠지.)
인쇄기의 색감을 조정하고 또 찍어봅니다.
‘오우, 더 이뻐졌는걸?’
그런데 사장님께서는 ‘아직이죠?’ / (흠… 역시 사장님 의견이니까 동의하자… ㅡㅡ; )
이런 식으로 무려 1시간 반동안이나 계속 찍어보았습니다. 제 눈에도 색깔의 차이가 느껴지기는 하더군요. 그런데 어느 색이 더 좋은지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OK 갑시다.’ 그렇게 다 찍은 줄 알았는데 그건 속표지더군요. 겉표지는 2시간이나 걸렸습니다. ^^;
교정지에 나타난 색감과 인쇄기에서 찍히는 색감을 맞추기 위해 기장님께서 열심히 잉크를 섞고 찍어보는 모습이 너무도 신기했습니다. 샘플로 조금씩 찍어볼 때마다 점점 교정지와 같아지는 표지. 눈으로 본 색깔을 잉크를 섞어서 맞추다니, 이건 마치 영화 《향수》같습니다. (맡아본 냄새 만들기.)
이런 산고를 겪으며 《실용주의 프로그래밍》의 이쁜 표지가 완성되었습니다. 짠~!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덧글(by ks.han) : 표지 인쇄에 이렇게 시간이 이렇게 많이 걸리지는 않는데, 새로 거래하는 곳이라 호흡을 맞추느라 시간이 꽤 걸렸답니다. 그래도 원하던 색감에 얼추 까깝게 했는데, 아쉽게도 결과물은 표지를 코팅(표지 앞의 얇은 비닐막)하면서 종이의 따뜻한 느낌이 많이 죽었습니다. 꽤 고심해 선택한 종이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