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 生存者들

모든 생산물이 이러저러한 과정을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듯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래 포스트에서 보신 원고(교정지)의 산을 쌓는 과정이 끝나면, 바로 제작과정에 들어가죠.

최적화된 생산 설비와 탁월한 스킬을 가진 현장 노동자분들의 환상적인 결합?!…
이면 베스트겠으나… 뭐~~세상사 모든 일이 그렇듯이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요.^^

제작과정에서는 ‘오랜 산고’와는 다르게 ‘짧고 짜릿한 긴장’에 발끝 말초신경까지 벌떡벌떡 서곤 하죠.
왜냐고요? 프로세스가 진행될 때마다, 불량이 나올 소지들이 거의 지뢰밭 수준이니까요.

개발자분들은 아마 한 건물의 위아래 층도 프로세싱에선 걸림돌이 된다고 저어하시면서 한 방에서 작업하는 것을 선호하실 겁니다. 그러나 이 동네에선 출력, 본문(표지) 인쇄, 표지 라미네이팅, 표지 UV코팅, 케이스 제작, 제본… 이러한 프로세스를 각각 다른 공장에서 진행합니다.

그러니, 한 공장에서 ‘울트라일괄토탈한꺼번에모두’ 작업해도 문제의 소지는 널려 있는데, 이곳 저곳을 옮겨다니니, 말 그대로 지뢰밭이죠.

“어! 어절씨구리? 코팅이 왜 이래?!”
“아! 안돼~ 인쇄가 너무 흐리잖아?!”
“오! 조조조~ 접지가 틀어졌잖아!”
“우! 우짤꼬 기계가 서버렸네~”

걍~~ 쉽게 끝나는 경우는 한번도 없답니다. 아마 예민한 독자분들이라면 최근 발간된 루비/레일스 삼종 쎄뜨에서 미묘한 차이를 느끼셨을 겁니다. 혹시 잘 모르시겠는 분은 루비와 레일스 책을 꺼내 표지를 비교해 보시죠.

보이시나요? UV 코팅 공정에서 지뢰가 터진거죠. ㅠㅠ&,,, 편집자의 강력한 요구(=멋있게 나오는 방법)에 쉬운 방법(=후지게 나오는 방법)을 고집하는 벤더 측의 이유있는(?) 저항… 그 중간에서 capability가 안되는 기계와 잔업까지 해야 했던 노동자분들만 욕을 본 거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레일스 戰死者

게다가 ‘레일스와 함께하는 애자일 웹 개발’은 페이지가 많은 관계로 제본 공장이 애를 많이 먹었죠. 몇 번이나 기계가 섰으니까요… 제작 과정에서 망가진 책만… 마치, 전장의 널부러진 잔해들같이…. 눈물이 날 정도랍니다. 그래도 독자분에게는 깨끗한 책을 보내드릴 수 있었으니, 이것으로 위안하고 있죠^^.

하여튼, 어쨌거나, 그래도, 저희 책을 욜씸히 잘 맹글어주고 계신 모든 노동자분들께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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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출판사 블로그에서 어떤 얘길 쓸 수 있을까?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은 어떤 걸 궁금해 하실까? 요모조모 생각하고 있답니다. 우선은 ‘책이 나오기까지’라는 메뉴를 만들어 이러저런 에피소드를 -자유롭게 그리고 의미(?)있게-올려 보고자 합니다. 많은 지도와 편달, 부탁함당…^^